그리스·로마 신화26 - [올림포스 12신]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

헤파이토스는 대장장이의 신으로 그리스·로마 신화 속 최고의 미녀 아프로디테의 첫 남편이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솜씨를 가진 그는 신과 인간들에게 필요한 많은 것들을 만들어줬는데 제우스의 올림포스 궁전도 그의 작품입니다.

그밖에도 헬리오스가 매일 몰고 다니며 세상을 밝히는 태양의 마차, 전쟁과 지혜의 신 아테나가 들고 다니는 방패, 신들 중 최고의 궁수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사용하는 활과 화살, 제우스의 전령 헤르메스가 착용하는 날개 달린 모자와 샌들도 모두 그가 만들었습니다. 신들은 필요한 것들이 생기면 헤파이토스에게 부탁하곤 했습니다.

신들만이 아니라 인간 영웅들에게도 많은 것들을 만들어줬습니다. 헤라클레스와 메두사를 무찌른 페르세우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 로마를 세운 아이네이아스 등도 헤파이토스가 만든 무기를 들고 괴물들과 적을 물리쳤습니다.

헤파이토스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못생긴 얼굴에 다리까지 절뚝거리자 헤라는 아들을 부끄럽게 생각해 갓난아이였던 헤파이토스를 바다로 던져버렸습니다. 바다로 던져진 헤파이토스를 키운 것은 바다의 여신 테티스였습니다. 그녀는 헤파이토스를 정성껏 키웠고, 헤파이토스도 그녀의 정성에 보답하듯 피나는 노력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탁월한 기술자가 됐습니다.

성인이 되면서 자신의 출생의 이야기를 알게 된 헤파이토스는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해 버린 헤라를 어머니로 생각하지 않았고 늘 복수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올림포스 신전에서 열린 축제에 테티스는 헤파이토스가 만들어준 아름다운 목걸이를 하고 갔는데 그것을 본 헤라가 마음에 들어하며 누가 만들었는지 물었고, 테티스는 헤파이토스가 만들었다고 알려줬습니다. 헤라는 테티스에게 자신도 그런 멋진 선물을 받고 싶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은 헤파이토스는 황금의자를 만들어 헤라에게 바치는 선물이라며 올림포스로 올려보냈습니다.

헤파이토스가 선물한 황금의자를 보고 마음에 든 헤라가 의자에 앉은 순간 보이지 않는 족쇄가 그녀의 발목에 채워졌고, 수갑과 사슬이 그녀를 꼼짝 못하게 조였습니다. 헤파이토스가 만든 황금의자는 선물이 아니라 자신을 버린 헤라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입니다.

신들이 헤라를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가능했습니다. 오직 헤파이토스만이 이 문제를 해겨할 수 있음을 깨닫자 헤파이토스에게 올림포스로 올라와달라고 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헤라 입장에서는 큰일이었습니다. 잘못했다가는 영원히 의자에 묶여 있어야 할 처지였습니다.

이때 디오니소스가 나섰습니다. 헤파이토스에게 포도주를 권하며 흥겨운 잔치를 벌였고, 잔뜩 취한 헤파이토스를 올림포스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헤라는 헤파이토스에게 지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마음이 풀린 헤파이토스는 헤라를 풀어주고 모자의 정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다 헤파이토스에게 다시 시련이 닥쳤습니다. 헤라가 제우스에게 반란을 일으켰고 이를 제압한 제우스는 헤라를 황금 사슬로 묶어 올림포스산 정상에 묶어놨습니다. 이를 본 헤파이토스는 어머니가 가여워 구해줬는데, 이 사실을 알고 화가난 제우스는 헤파이토스를 다시 에게해로 던져버렸습니다. 제우스에게 던져진 헤파이토스는 렘노스섬에서 살아갑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모두 버려졌던 헤파이토스는 낙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자신의 실력을 키워가고 있었고 마침내 다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올림포스신들과 기가스 거신족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고 이때 헤파이토스가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놨던 무기를 가지고 전쟁에 뛰어들어 제우스를 도왔던 것입니다. 승리 후 기뻐한 제우스는 헤파이토스에 대한 앙심을 풀고 고마움을 표현하며 다시 올림포스로 돌아오라고 하면서 마침내 올림포스 12신 체제의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헤파이토스는 어떻게 아프로디테와 결혼할 수 있었을까요. 최고의 미녀였던 아프로디테는 수많은 신들에게 구애를 받고 있었는데,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신들 사이에서 수많은 문제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와 헤파이토스를 강제로 결혼시켜 상황을 마무리합니다. 또한 제우스는 헤파이토스를 집어던졌던 것에 대해서도 늘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프로디테와의 결혼을 통해 그 미안함도 어느정도 덜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우스가 강제적으로 진행시킨 결혼이었기 때문에 헤파이토스와 아프로디테의 결혼생활은 그렇게 좋게 흘러가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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