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29 - [올림포스 12신]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올림포스 12신 중 유일하게 인간을 부모인 신이 있습니다. 바로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입니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아들이긴 하지만 어머니는 그리스 테베의 공주 세멜레입니다. 그녀는 제우스 신전의 여사제로 제우스와 사랑에 빠졌지만 헤라의 질투로 제우스의 찬란한 빛과 열기에 녹아내린 비운의 여성입니다.
하루는 세멜레가 제우스에게 바칠 황소를 잡다가 피가 온몸에 튀어 강물에서 씻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신전에 사찰을 나왔던 제우스는 이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 인간으로 변신해 접근했습니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제우스는 자신의 정체를 사실대로 밝혔고, 제우스 신전의 사제였던 세멜레에게는 이보다 큰 영광이 없었습니다. 둘은 그렇게 사랑을 나눴고 세멜레는 제우스의 아이를 가지게 됩니다.
한편 이 사실을 알게된 헤라는 질투심에 불타 세멜레를 없애버리고 싶었습니다. 헤라는 세메레의 유모였던 베로에로 변신해 세멜레를 찾아갔고, 세멜레에게 제우스와 사랑을 나누고 아이까지 가졌다는 얘기를 듣게된 후 더욱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헤라는 세멜레가 제우스를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조심해요. 세멜레. 요즘 남자들은 자기가 제우스나 포세이돈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순진한 처녀들을 꼬셔 순결을 빼앗는답니다. 만약 다음에 그를 다시 만나면 꼭 진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세요. 만약 그 남자가 거절한다면 그건 제우스가 아니라는 얘기니까요”
헤라의 말에 세멜레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만난 제우스가 신이라는 증거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저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었습니다. 얼마 후 제우스를 만난 세멜레는 자신을 사랑한다면 소원을 하나 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헤라의 계략을 몰랐던 제우스는 세멜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고, 세멜레는 제우스가 혹시 부탁을 거절할까봐 먼저 스틱스강에 맹세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세멜레의 요청에 제우스는 스틱스강에 대고 맹세했고 세멜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소원은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는거예요. 인간의 모습이 아닌 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제우스는 세멜레가 녹아내릴 것을 알았지만 스틱스강에 맹세한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인간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제우스가 본모습을 드러내자 세멜레는 제우스의 찬란한 빛과 열기에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아내리는 그녀를 보며 깊은 슬픔에 빠졌던 제우스는 깜짝 놀랐습니다. 세멜레의 뱃속에는 자신의 아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를 발견한 제우스는 얼른 아이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 속에 넣었고, 아이는 제우스의 허벅지 안에서 자라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가 바로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입니다.
세멜레는 죽었지만 그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헤라의 분노는 사그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디오니소스를 없애기로 마음먹습니다. 이 사실을 안 제우스는 헤라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세멜레의 여동생이었던 이노에게 양육을 부탁했는데, 디오니소스를 여자처럼 키우라고 당부했습니다. 디오니소스는 이노의 집에서 2년 동안 여자 아이처럼 길러졌는데 누군가가 헤라에게 이 사실을 고자질하는 바람에 헤라는 이노와 그의 남편이었던 아마타스를 미치게 만들어버렸고, 제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아기 염소로 변신시켜 헤르메스가 구출해 소아시아 니사산 동굴로 데려가 님프들에게 맡겼습니다.
청년이 될 때까지 디오니소스의 인생은 다사다난했지만 세계 곳곳을 방황하며 모든 역경을 극복하며 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마침내 헤라의 분노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디오니소스는 아테나의 영웅 테세우스가 낙소스섬에 버려두고 간 아리아드네를 아내로 맞이했고, 헤라 때문에 죽은 어머니 세멜레를 찾으러 하데스까지 녀려가 어머니를 구출해 함께 올림포스로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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