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35 - [올림포스 12신]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
수많은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고 많은 자식을 낳았던 제우스의 첫 번째 자식은 누구일까요? 바로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입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지혜의 여신 메티스로 티타노마키아 때 크로노스가 삼켰던 자식들을 토해내도록 구토제를 만들어줬고, 메티스 덕분에 전쟁에서 승리한 뒤 권력을 얻은 제우스는 고마움을 넘어서 사랑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둘은 서로 사랑해 아이를 가지게 됐습니다.
“메티스의 첫 아이는 딸이고 그 다음에는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들은 제우스를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평화로운 일상은 신탁이 내려지면서 혼란스러워졌습니다. 특히 아버지를 밀어내고 권력을 잡은 제우스는 신탁의 내용이 더욱 두려웠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제우스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립니다. 그는 메티스가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녀를 삼켜버렸습니다.
메티스는 삼켜졌지만 뱃속에 아이는 제우스의 몸속에서 계속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세상에 나올때가 되자 제우스는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이를 본 프로메테우스는 메티스를 삼켜서 그렇다며 도끼로 제우스의 머리를 내려쳤고, 갈라진 제우스의 머리에서는 창과 방패를 들고 무장한 여전사 아테나가 튀어나왔습니다.
아테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제우스의 힘과 카리스마, 메티스의 지혜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녀가 태어나던 순간 땅과 바다는 엄청난 떨림에 요동쳤고, 태양마저도 그 위세에 눌려 잠시 빛을 내는 것을 멈추었습니다.
아테나의 가장 유명한 일화는 포세이돈과의 한판 대결입니다. 둘은 케크롭스 왕이 다스리는 도시 케크로피아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경쟁했습니다. 포세이돈은 케크로피아에서 가장 큰 바위를 삼지창으로 내려쳤고, 바위는 쩍하고 갈라지며 물이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놀라움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지만 그 물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바닷물이었습니다. 포세이돈은 자신의 능력은 충분히 보여줬지만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지는 못했습니다.
아테나는 작은 씨 하나를 땅에 던졌습니다. 그 씨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려 싹을 튀웠고, 나무로 자라나 초록색 빛을 내는 열매들을 주렁주렁 맺었습니다. 그 열매는 올리브였습니다. 올리브는 그냥 먹을수도 있고, 짜면 기름을 얻을수도 있는 유요한 열매였습니다. 사람들은 아테나의 능력과 올리브의 쓸모에도 감탄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진짜로 필요한게 뭔지 보여줬던 것입니다. 결국 케크로피아의 수호신 자리는 아테나가 차지했습니다.
전쟁의 폭력성, 남성성을 상징하며 압도적인 힘으로 전쟁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아레스에 비해 아테나는 지혜와 규율로 무장한 전략적인 전쟁을 추구하는 신입니다. 특히 아테나는 아레스에 비해 동정심과 연민이 많은 전쟁의 신이었습니다.
아테나는 아르테미스, 헤스티아와 함께 결혼하지 않은 처녀신이었지만 에릭토니오스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테나가 트로이 전쟁에 쓸 무기를 만들기 위해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의 대장간을 찾아갔는데, 헤파이토스가 아테나의 미모에 반해 덮치려고 했다가 저지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헤파이토스의 정액이 허벅지에 묻었고, 아테나는 양가죽으로 정액을 닦아 지상에 버렸는데, 엉뚱하게도 가이아를 임신시켰습니다.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가이아는 인간의 상체와 뱀의 하체를 가진 에릭토니오스를 낳았고, 가이아와 헤파이토스 모두 양육을 거부하자 그를 거두어 키웠습니다. 에릭토니오스는 이후 아테네의 왕이 되어 아테나 못지 않게 뛰어난 지혜와 정치력으로 아테네를 잘 다스렸습니다.
아테나는 수많은 영웅들의 수호신이기도 했습니다. 미케네를 세우고 새로운 문명의 초석을 닦은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잡으러 갈 때 거울처럼 빛나는 청동 방패를 주며 승리의 전략을 알려줬고, 헤라클레스가 스팀파로스 호수에 사는 식인 괴조를 물리칠 때도 청동 캐스터네츠를 주며 승리의 비법을 알려줬습니다. 트로이 전쟁 때는 아킬레우스가 분노에 휩싸여 큰 실수를 저지르려고 할 때 지상으로 내려와 분노를 잠재웠습니다. 또한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의 목마 작전을 짤 수 있도록 도왔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수많은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도왔습니다.
아테나는 뛰어난 지혜와 힘, 정의감과 투쟁심으로 정의와 평화에 앞장 섰고, 제우스와 헤라를 포함한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신이었으며, 제우스에게는 막내딸 아르테미스와 함께 가장 아끼는 딸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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