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42 - [올림포스 12신] 전령의 신 헤르메스
상업의 신 헤르메스는 ‘카두케우스’라고 불리는 뱀 두 마리가 엉킨 모양의 지팡이를 들고, 챙이 넓고 날개가 달린 모자를 썼으며, ‘탈라리아’라는 날개 달린 샌들을 신고 마법의 망토를 두른 모습으로 보통 신화속에서는 묘사됩니다. 그는 신들의 전령으로 특히 제우스의 뜻을 다른 신들이나 인간들에게 전했습니다. 또한 제우스가 친 사고들을 깔끔하게 수습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 주로 등장합니다. 특이한 것은 신들조차 갈 수 없고 오로지 죽은 자들만 갈 수 있다는 지하 세계를 자유롭게 오고갈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에 죽은 자들을 저승에 안내하는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헤르메스는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새벽에 태어난 헤르메스는 바로 태어난 날 낮에 몰래 나가 아폴론의 소 50마리를 훔쳤습니다. 그는 소들의 발굽을 나무껍질로 싸매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게 했고, 소꼬리에는 빗자루를 달아 소가 걸어간 발자국을 지워 흔적이 남지 않도록 했습니다.
훔친 소들을 숲속에 숨긴 헤르메스는 그중 두 마리를 잡아 신들에게 제물로 바쳤고, 소의 창자를 거북이 등껍질에 였어 리라를 발명해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시간이 흘러 소를 훔친 것이 들통나 아폴론이 그를 추궁했지만 헤르메스는 아폴론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리라를 연주했으며, 그 음악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음악의 신이었던 아폴론은 헤르메스를 용서했습니다. 그러자 헤르메스는 연주했던 리라를 아폴론에게 선물했고, 기분이 좋아진 아폴론은 헤르메스에게 카두케우스를 줬습니다.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낳은 자식들 중 유일하게 헤라의 사랑을 받은 것은 헤르메스가 유일했습니다. 그는 갓난아기때 아레스인 척하고 헤라의 젖을 몰래 먹으면서 자랐고, 헤라는 이 사실을 나중에 알았지만 자신의 젖을 먹고 자란 헤르메스에게 정이 들어 그를 친자식 이상으로 아끼며 사랑했습니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친 사고들을 수습하고 다니는데 제우스가 이오라는 여인과 사랑을 나누다 헤라에게 들켰던 사건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발각된 제우스는 이오를 암소로 만든 뒤 아니라고 시치미를 뗐는데, 헤라는 암소가 마음에 든다며 선물로 달라고 해 눈이 백개나 달린 아르고스에게 24시간 감시를 시켰습니다. 제우스가 암소를 몰래 데려가 다시 여인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제우스는 직접 나설수 없어 헤르메스를 보냈고, 헤르메스는 아름다운 피리 연주로 아르고스의 환심을 산 뒤 재미난 얘기들을 끊임 없이 들려줘 아르고스는 결국 지루해져 하나둘씩 눈을 감기 시작했고, 마침내 마지막 눈을 감은 순간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렸습니다.
제우스에게 가장 큰 위기때도 헤르메스 덕분에 살아났는데 가이아가 타르타로스와 사랑을 나눠 태어난 괴물 티폰이 타르타로스를 공격했을 때의 일입니다. 티폰이 올림포스에 나타나자 신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동물로 변신해 달아나고 오로지 아테나만 남아 힘겹게 티폰과 맞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우스는 티폰에게 붙잡혀 팔다리 힘줄이 모두 잘려 인형처럼 축 늘어져 버렸고,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잘린 힘줄을 도둑질해 다시 붙여줘 겨우 살아난 제우스가 마침내 티폰을 물리칩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며 의존하는 협력자로 남았습니다.
제우스의 신뢰와 헤라의 사랑을 받았던 헤르메스는 당당히 올림포스 12신에 이름을 올렸으며 어머니였던 마이아 역시 올림포스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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