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36 - [올림포스 12신]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신 아르테미스

옛날 그리스 사람들은 해와 달이 신적인 존재라고 생각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원래 태양과 달의 신은 헬리오스와 셀레네였는데 제우스가 권력을 잡은 후에는 자신이 믿을만한 신들에게 태양과 달을 맡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우스는 헬리오스와 셀레네 대신 태양과 달을 맡을 새로운 신들을 낳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제우스가 새로운 신들을 낳기 위해 헤라가 아닌 다른 여신을 선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제우스의 사촌이었던 레토였습니다.

레토가 쌍둥이 남매를 임신했다는 소식이 헤라에게도 전해지자 분노했습니다. 분노한 헤라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에게 레토가 자식을 낳을수 없도록 막으라고 했고, 피톤이라는 거대한 용을 보내 레토를 죽이라고 시켰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제우스의 도움을 받아 피톤에게 간신히 도망친 레토는 오르티기아섬으로 달아났습니다.

오르티기아섬은 메마르고 척박한 섬으로 바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에게해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던 섬이었지만 궁지에 몰린 레토는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간신히 도망친 레토는 먼저 딸 아르테미스를 낳았고, 아르테미스는 태어나자마자 성장해 어머니가 남동생을 낳도록 산파 역할을 해 아들 아폴론도 태어났습니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이 태어나자 오르티기아섬도 그제서야 바다에 뿌리를 내려 정착했고, ‘찬란하다’는 의미의 델로스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어렵게 태어난 남매는 사이는 늘 좋았고, 자신들을 낳아준 어머니 레토에게 지극정성이었습니다. 제우스는 계획대로 남매에게 태양과 달을 맡기고, 올림포스 12신 체제의 일원이 되게 했지만 레토에게는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 남매는 올림포스로 온 이후에도 기댈 곳 없고 연약한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언제나 힘썼습니다.

아폴론은 어머니 레토를 죽이려고 했던 용 피톤에게 복수합니다. 언제 다시 연약한 어머니를 공격할지 몰라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아폴론은 피톤을 찾아가 혈투를 벌여 무찔렀습니다. 레토를 모욕한 니오베에게는 남매가 함께 보복에 나섰습니다.

니오베는 터키 영토 서부의 프리기아 왕국의 공주였는데, 테베의 지도자 암피온과 결혼해 일곱명의 아들과 일곱명의 딸을 낳았습니다. 니오베는 인간이었지만 혈통으로는 제우스의 손녀였고, 남편 암피온은 제우스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기세 등등했던 그녀였지만 사람들은 그녀보다 늘 레토를 찬양했습니다. 니오베는 레토에게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혈통이나 아름다움이 레토에 못지 않고, 자식은 일곱배나 많다고 자랑하며 레토를 모욕했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모욕을 당한 레토도 분노했습니다. 니오베에게 어떤 해코지나 모욕을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레토보다 더욱 분노했습니다. 분노한 남매는 바로 니오베의 자식들에게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아폴론은 일곱명의 아들을, 아르테미스는 일곱명의 딸을 모조리 죽여버렸습니다. 자식들의 죽음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통곡의 눈물을 흘리던 니오베는 그 자리에 굳어 바위가 되었지만, 바위가 되어서도 물방울이 마르지 않고 떨어져 사람들은 그 물방울을 ‘니오베의 눈물’이라고 했습니다. 자식들의 장례식이 끝난 후에는 상실감을 버티지 못한 남편 암피온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의 일화에서는 아르테미스의 잔혹함도 엿볼수 있습니다. 악타이온은 양봉의 신 아리스타이오스와 아우토노에의 아들이었는데, 아리스타이오스가 아폴론의 아들이었으니 악타이온은 아폴론의 손자였습니다. 그는 뛰어난 사냥꾼이었는데 평소처럼 사냥을 나갔다가 자신이 몰고 다니던 사냥개들에게 처참하게 물려죽었습니다. 과연 어떤 이유였을까요?

하루는 악타이온이 키타이론의 숲으로 사냥을 나갔는데 하필이면 아르테미스가 숲 속에 있는 샘에 목욕을 하러 내려오는 날이었습니다. 숲 속을 헤매던 악타이온은 우연히 아르테미스가 목욕을 하고 있던 샘에 들어섰고, 아르테미스가 요정들과 함께 목욕을 하고 있던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악타이온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 요정들은 아르테미스를 둘러싸고 가리려 했지만, 악타이온은 이미 아르테미스의 알몸을 본 상태였고 아르테미스는 몹시 수치스러움을 느끼며 분노했습니다.

악타이온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아르테미스는 악타이온의 얼굴에 샘물을 뿌리며 저주를 내렸습니다. 악타이온은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는데, 아르테미스의 저주를 받아 사슴으로 변했고 하필이면 악타이온이 몰고 다니던 사냥개들에게 발견됐습니다. 악타이온은 개들에게 자신이 주인이라고 물러서라고 했지만 이미 사슴이 되어 사람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사냥개들은 사슴으로 변한 악타이온을 물어뜯어 죽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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