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11 – 아프로디테와 페르세포네의 사랑을 독차지한 남자
아도니스는 사실 아프로디테의 저주 때문에 태어난 인간입니다. 파보스의 왕이었던 키니라스는 딸 스미르나를 너무 예뻐해 아프로디테보다 더 예쁘다고 하곤 했는데 이를 듣고 화가 난 아프로디테가 에로스를 시켜 사랑의 화살을 쏴 아버지였던 키니라스를 사랑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아버지에게 사랑에 빠진 스미르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어머니가 제사 때문에 자리를 비운 사이 아버지에게 술을 먹여 인사불성으로 만든 뒤 상을 나눠 아버지의 아이를 가지게 됩니다. 이 사실을 몰랐던 키니라스는 딸의 배가 불러오자 누구의 아이냐고 추궁했는데 그게 자신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큰 충격을 받고 분노한 나머지 딸을 죽이려 했는데 아버지를 피해 스미르나는 도망쳤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도망친 스미르나는 죽는게 두려웠지만 이대로 살아갈 자신도 없어 아프로디테에게 자신을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존재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아프로디테는 스미르나의 몸을 몰약나무로 바꿔줬습니다.
스미르나는 몰약나무로 변했지만 뱃속의 사내아이는 태어났는데 이 아이가 바로 아도니스였습니다.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저주로 태어난 아이였기 때문에 거두었지만 다른 신들의 눈들이 신경쓰여 직접 키우지는 못하고 아도니스를 상자에 넣어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죽음의 여신인 페르세포네에게 맡겼습니다.
페르세포네는 아프로디테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결국 호기심에 못 이겨 상자를 열었고, 아름다운 아도니스를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됩니다. 아도니스가 자라 청년이 되었을 때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되찾으러 갔는데 아프로디테도 그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졌고, 페르세포네에게 돌려달라고 했지만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거절했습니다.
두 여신의 싸움에 결국 제우스가 나서 4개월은 아프로디테와, 4개월은 페르세포네와, 4개월은 자유롭게 지내라고 판결을 내렸고 둘은 이 판결을 받아들였습니다.
사냥을 좋아했던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와 세상 곳곳을 다니며 사냥을 즐겼습니다. 늘 아도니스를 걱정한 아프로디테는 항상 맹수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는데 아도니스는 귀담아 듣지 않았고 결국 혼자 나간 멧돼지 사냥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멧돼지는 아프로디테와 눈이 맞은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아레스가 보낸 것이었는데, 아도니스가 아프로디테 없이 혼자 사냥에 나선 것을 보고 몰래 보낸 것이었습니다. 아도니스는 멧돼지를 향해 화살을 날렸지만 가죽을 뚫지 못했고 멧돼지는 아도니스의 옆구리를 찔려 그 자리에서 바로 죽게되었습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아프로디테는 죽은 아도니스를 보고 운명의 신들인 모이라이를 원망했고, 이때 아도니스가 흘린 피에서는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이 꽃이 바로 아네모네입니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 아도니스는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저승으로 내려가 페르세포네와 함께 지냈습니다.
아도니스가 죽은 후에도 잊지 못하던 아프로디테는 그를 위한 축제를 만드는 등 그의 죽음을 애도했는데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저승으로 내려가 아도니스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페르세포네는 아도니스는 죽은 사람이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또 다시 두 여신의 싸움이 시작됐고 결국 제우스가 다시 나서 운명의 신들인 모이라이에게 중재를 요청했는데 1년의 상반기 6개월은 아프로디테와, 하반기 6개월은 페르세포네와 함께 지내라는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두 여신은 판결을 모두 받아들였고 아도니스는 매년 봄에 부활해 아프로디테와 6개월을 보내고, 다시 죽어서 저승으로 내려가 페르세포네와 6개월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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