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27 -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의 탄생
스파르타에 헤라클라스라는 영웅이 있다면 아테네에는 테세우스가 있었습니다.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그는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작은 국가인 트로이젠에서 태어났습니다.
테세우스의 아버지였던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는 두 번의 결혼에도 아들을 갖지 못했고 결국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 찾아가 신탁을 받았습니다. 그가 받았던 신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 포도주 마개를 열지 마라”
신탁의 뜻을 알 수 없었던 아이게우스는 친구였던 트로이젠의 왕 핏테우스를 찾아가 신탁의 의미에 대해 물었고, 핏테우스는 신탁을 듣더니 바로 의미를 알아차렸습니다. 그 의미는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 다른 여자와는 사랑을 나누지 말고 아테네로 돌아가 아내와 사랑을 나누라는 뜻이었습니다.
신탁의 내용을 알아챈 핏테우스는 아이게우스를 사위로 삼고 손자가 아테네의 왕이 되게 하기 위해 술상을 거하게 차려 아이게우스를 대접했고, 피곤했던 아이게우스는 곯아떨어졌습니다. 핏테우스는 곯아떨어진 아이게우스 곁으로 자신의 딸인 아이트라를 들여보냈습니다.
다음날 잠에서 깬 아이게우스는 지난밤 있었던 일을 알게 됐지만 아이트라를 아테네로 데려갈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게우스는 커다란 바위를 들어 옮긴 후 그 아래 자신의 칼과 샌들을 징표로 놓은 뒤 아이트라에게 이렇게 말하고 아테네로 돌아갔습니다.
“만약 그대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아이가 이 돌을 들어올릴 수 있을 때 징표를 가지고 아테네에 있는 나에게 보내주시오”
테세우스가 떠나고 아이트라는 아들을 낳았는데 그게 바로 테세우스였습니다. 아버지가 없이 자란 테세우스가 바위를 들어올리던 날 아이트라는 마침내 출생의 비밀에 대해 털어놓았습니다.
“사실 너는 아테나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이다. 이 칼과 신발은 아버지가 남긴 증표이니 가지고 아테나의 왕을 찾아가라”
테세우스도 자신의 아버지가 아테네의 왕이라는 말을 듣고는 놀랐지만 어머니의 말에 따라 아테네로 가기로 마음먹습니다. 테세우스가 아테네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뱃길이나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뱃길은 빠르고 안전했지만 육로는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길목인 코린토스를 통과하는 길로 멀고 험한 길이었습니다. 특히 육로에는 악명을 떨치던 수많은 괴물과 악당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테세우스는 쉬운 뱃길보다는 험한 육로를 선택했습니다. 아이게우스의 뒤를 이어 아테네의 왕이 될 자격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아테네까지 가는 길에 목숨을 잃는다면 왕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고 헤라클레스처럼 이름을 떨쳐야 왕이 될 명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테세우스는 아테네로 가면서 당시 악명이 높았던 악당들과 괴물들을 처치했습니다.
처음 만난 괴물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의 아들로 ‘곤봉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페리페테스였습니다. 괴물은 행인들을 마구 때려죽였는데 테세우스는 괴물의 거대한 곤봉을 빼앗아 똑같이 때려죽였습니다.
이어진 여정에서 테세우스는 소나무에 사람을 매달아 죽이던 시니스와 괴물 암퇘지 파이아, 벼랑에서 사람들을 속여 밀어 죽이던 스키론, 씨름 대결 후 상대를 죽이던 케르퀴온까지 모두 물리쳤습니다.
테세우스가 아테나의 입구에 거의 도착했을 때 마지막 악당을 물리쳤는데 그는 바로 프로크루스테스였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여인숙을 운영했는데 침대의 크기에 맞춰 사람을 자르거나 늘리는 살인마였습니다.
프로스테우스는 험악하게 생겼지만 친절했는데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깨끗한 침대가 있는 방으로 테세우스를 안내했습니다. 피곤했던 테세우스는 금방 잠이 들었는데... 자다가 몸을 뒤척이려다가 침대에 꽁꽁 묶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손에는 카다란 망치가 들려있었는데 침대 길이에 맞춰 테세우스를 망치로 두들겨 길게 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죽음을 예감한 테세우스는 비명을 지르며 힘을 다해 몸부림 쳤고, 침대가 삐걱대는 소리와 비명은 온 산을 뒤흔들었습니다. 몸부림치는 테세우스에게 다가간 프로크루스테스가 커다란 망치를 머리 위로 들어올려 테세우스를 내려치는 순간 겨우 피한 테세우스는 밧줄을 끊고 그녀를 제압해 침대에 묶어 그녀가 죽인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여버렸습니다.
악당들과 괴물들을 처치할 때마다 그의 명성은 퍼져나갔고,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헤라클레스와도 같은 영웅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마침내 아테네에 도착한 테세우스는 아버지를 찾아갔지만 아이게우스는 테세우스가 자신의 아들인지 몰랐기 때문에 혹시 왕좌를 노리는게 아닌지 불안해했습니다.
테세우스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 또 있었는데 바로 희대의 악녀였던 메데이아였습니다. 그녀는 아이게우스가 아이트라를 떠나 아테네로 돌아오던 중 코린토스에서 만난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었던 이아손이 자신을 배신하자 자식을 살해했고, 아이게우스를 만나 자식을 가지게 해주겠다고 하며 아테네로 향했습니다. 아테네에 도착한 메데이아는 아이게우스와 재혼해 아들 메도스를 낳았습니다.
메데이아도 테세우스의 소식을 듣고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다가 아이게우스의 아들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아이게우스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다면 메도스가 아닌 테세우스에게 왕위를 물려줄까봐 불안해 아이게우스에게 왕좌를 노리고 온 것이라며 테세우스를 이간질합니다.
메데이아의 말을 믿은 아이게우스는 테세우스를 제거할 계획을 짜고 만찬을 열어 테세우스를 초대했습니다. 메데이아는 술잔에 독을 넣어 암살을 시도했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테세우스는 아버지인 아이게우스가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증표였던 칼을 잘 보이게 올려놓고 술잔을 들어 마시는 척을 합니다.
테세우스가 올려놓은 칼을 알아본 아이게우스는 깜짝 놀라 테세우스가 마시려던 술잔을 쳐내 마시지 못하게 해 목숨을 구했고, 테세우스가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런 일을 꾸민 메데이아와 메도스를 추방합니다. 그렇게 테세우스는 악당들과 괴물들을 물리친 후 죽을 고비를 넘기고서야 아버지인 아이게우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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