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28 -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 테세우스
크레타섬에는 소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식인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살고 있었습니다. 미노타우로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저주로 태어났는데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잡아 먹어 미노스 왕의 골칫거리였습니다.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에게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미궁의 제작을 부탁했고, 크노소스 궁전 안에 미궁 라비란토스가 완성되자 미노타우로스를 가둬버렸습니다. 사실 미노스 왕은 미노타우로스를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왕비의 자식이었기 때문에 차마 그럴수 없었고, 그로 인해 먹이로 사람을 계속해서 던져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테세우스가 처치하게 됩니다.
미노스 왕이 아끼는 아들 안드로게오스가 있었습니다. 안드로게오스는 운동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각종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했는데, 하루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해 모든 종목에서 아이게우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패배한 아이게우스는 안드로게오스를 도발합니다. 안드로게오스가 아무리 강해도 아테네 근교 마라톤 평원에 사는 황소를 상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에 발끈한 안드로게오스는 마라톤 평원으로 가 황소를 상대하다 그만 죽고야 말았습니다.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분도한 미노스 왕은 군대를 이끌고 아테네를 공격했고, 아테네는 패배해 결국 아이게우스는 항복하면서 휴전 협정을 제안합니다. 미노스 왕은 아테네에게 매년 수많은 공물을 요구했고, 특히 해마다 젊은 청년 일곱과 처녀 일곱을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주려던 속셈이었습니다.
아이게우스는 공물은 예상했지만 청년들을 바치라는 말에 당황했는데 당장은 아테네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미노스 왕의 조건을 수락합니다. 그렇게 매년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크레타로 끌려가 미노타우로스의 먹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테네의 청년들은 자신들도 끌려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늘 떨었고, 부모들은 자기 자식만은 아니길 기도했습니다. 사긴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테네 시민들의 원성은 높아졌고, 희생자와 가족들은 아이게우스의 무능함을 비판했으며, 테세우스 왕자에게도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아이게우스는 더 이상 가만히 있기 어려웠습니다. 재협상을 하던지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왕자였던 테세우스도 고민이 깊었지만 무모하게 뛰어들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만 있었습니다.
결국 테세우스는 결단을 내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다면 왕좌에 오를 때 시민들의 지지를 얻을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테세우스는 아이게우스에게 찾아가 크레타로 보내는 청년들 사이에 자신을 끼워달라고 합니다. 아이게우스는 펄쩍 뛰며 반대했습니다. 왕좌를 이을 유일한 존재인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의 먹이가 된다면 아테네의 미래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기 떄문이었습니다. 반대하는 아이게우스에게 테세우스가 말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크레타로 가서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겠습니다. 아테네를 무시하고 모욕할 수 없다는 것을 미노스 왕과 크레타 사람들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청년들이 계속해서 희생되고 있는데 왕과 왕자가 가만히 있는다면 시민들은 우리를 무능하다고 비판할겁니다”
테세우스의 단호한 태도에 아이게우스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시민들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테세우스를 보내야 했지만 만약 그가 죽는다면 아테네는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깊은 고민 끝에 결국 아이게우스는 테세우스를 크레타로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만약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에게 희생된다면 아테네인들은 그것을 계기로 똘똘 뭉칠 수 있을 것이고,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다면 이번 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테세우스는 청년들 틈에 섞여 크레타로 떠났습니다.
테세우스가 크레타에 도착해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던져지기 전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우연히 테세우스를 보고 첫 눈에 반하게 됩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접근해 결혼을 약속했고, 그녀는 그를 구하기 위해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를 찾아가 미로의 설계 도면을 요청했는데 이미 설계도는 불태워버린 후였습니다. 아리아드네는 포기하지 않고 다이달로스에게 테세우스가 미로에게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달라고 애원했고, 다이달로스는 한 가지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그것은 바로 실타래를 이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미궁 속에 들어갈 때 실의 끝을 입구의 철책에 묶어두세요. 그 안에서 어디를 다니든 실을 풀면서 움직이면 나올 때는 다시 그 실을 따라 나오면 됩니다”
아리아드네의 말대로 입구 철책에 실을 묶어둔 테세우스는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고 풀어놓았던 실타래를 따라 무사히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고 청년들을 구한 테세우스는 자신을 도와준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습니다. 이대로 아테네로 돌아가면 테세우스는 국가적인 영웅으로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위기에 순간에 비겁하게 살아남을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고 용감하게 상황을 반전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테세우스는 아테네로 돌아가 아리아드네와 결혼했을까요? 테세우스는 약속대로 아리아드네와 함께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돌아가던 길에 낙소스섬에서 하루를 보내게 됐는데 다음날 아침 테세우스는 잠에서 깨지 않은 아리아드네를 놓고 몰래 떠났습니다.
사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를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기 위해 이용한 것입니다. 테세우스 만약 아리아드네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했더라도 미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나라의 청년들을 제물로 바치라는 나라의 공주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한다는 것이 테세우스에게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테세우스가 떠나고 나서야 잠에서 깬 아리아드네는 황당했습니다. 자신이 버림받은 것에 대해 억울하고 슬펐습니다. 이미 나라를 버리고 떠난 상황에서 막막하고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슬퍼하고 있던 그녀 앞에 구세주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디오니소스였습니다. 디오니소스는 그녀를 신부로 삼고 올림포스로 함께 올라갔습니다. 디오니소스는 그녀에게 결혼 선물로 황금 왕관을 줬는데 이것은 나중에 북쪽왕관자리가 되었습니다.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았던 아드리아네는 디오니소스와만나 자식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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