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31 - 하데스가 올림포스 12신이 아닌 이유는?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하데스는 6남매 중 넷째였지만 아들로서는 첫째였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권력을 뺏길까봐 두려워한 크로노스 때문에 하데스도 세 누이와 함께 태어나자마자 크로노스에게 삼켜졌습니다.
제우스의 계략으로 크로노스가 삼킨 자식들을 모두 토해냈을 때 하데스도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고, 제우스와 다른 형제자매들과 힘을 합쳐 티타노마키아에서 크로노스와 티탄족을 물리치고 승리했습니다. 하데스의 삼촌이었던 퀴클롭스들은 하데스에게 쓰면 보이지 않는 투명 투구를 만들어줬고, 투명 투구를 쓰고 전장을 누비면서 ‘하데스’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습니다. ‘하데스’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티타노마키아에서 승리한 뒤 권력을 잡은 제우스는 권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적절히 분배하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는 제비뽑기로 세상을 나누어 지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셋은 모두 가장 높은 하늘을 지배하길 원했지만 하데스가 뽑은 것은 지하세계였습니다. 물론 제비뽑기 결과에 승복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었기 때문에 하데스는 어쩔수 없이 승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는데 하데스는 올림포스 12신에 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우스의 형제이기도 하고 모든 죽은 자들이 가는 세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신격은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하데스는 왜 올림포스 12신에 속하지 못했을까요? 올림포스 12신의 의미하는 것이 ‘올림포스산에 있는 12개의 황금 옥좌에 앉을 수 있는 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지하에서만 사는 하데스는 올림포스 12신에 속하지 못했습니다. 세상만사를 함께 논의하는 12신 체제에 끼지 못하고 그 자리를 조카들에게 양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데스는 지하세계 외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신화 내에서도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승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신들의 지도자인 제우스도 참견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습니다. 인간이 창조되자 하데스의 지하세계는 죽은 인간들의 영혼들이 모여들어 죽음의 세계가 되었고, 하데스는 머리가 세 개 달린 괴물개 케르베로스를 길들여 지하세계의 문지기로 삼았습니다. 그렇게 하데스는 보이지 않는 지하세계에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관리하는 일에 충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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