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32 - 하데스의 그녀 페르세포네
제우스, 포세이돈과 함께 천하를 나눌 제비뽑기를 했지만 지하세계를 뽑아버린 하데스. 이번에는 하데스의 여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하데스의 아내는 봄과 씨앗의 여신 페르세포네입니다. 그녀는 제우스가 헤라와 결혼하기 전 데메테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제우스 데메테르와 형제, 남매 사이인 하데스에게는 조카입니다.
제우스가 티폰을 물리친 뒤 시칠리아섬에 에트나산 밑에 가뒀지만 지하에 갇힌 티폰은 울분을 터뜨리며 불을 계속 뿜어냈습니다. 하데스는 혹시나 티폰 때문에 화산이라도 분출돼 땅이 갈라지면 지하세계에 햇빛이 들어와 죽은 영혼들이 두려움에 떨까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마차를 타고 에트나산으로 시찰을 나갔는데 하루는 꽃을 꺽고 있던 페르세포네를 우연히 보게 됩니다.
이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아프로디테는 하데스가 평소에 여자나 사랑에 관심이 없었던 것을 못마땅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로스에게 황금 화살을 날리라고 했고, 황금 화살을 맞은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에게 사랑을 느껴 마차에 태워 지하세계로 납치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실종되자 데메테르는 큰 충격에 빠져 딸만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곡물에 열매를 맺게 하는 일도 하지 않아 대지는 점점 황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강의 여신 아레투사는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돼 왕비가 됐다는 사실을 데메테르에게 전했고, 데메테르는 바로 제우스를 찾아가 딸을 구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형님을 사위로 맞이하는 것이었음에도 내심 찬성했지만 데메테르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떨어져 지낸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로스의 화살에 맞아 사랑에 빠진 하데스도 페르세포네를 돌려보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둘은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이제 둘 사이에서 난감한 것은 제우스였습니다. 데메테르 때문에 페르세포네를 돌려보내라고 해야 했지만 지하세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리 제우스라도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우스는 데메테르가 페르세포네 때문에 곡물에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을 중단한다면 곧 지하세계는 죽은 영혼이 넘쳐나게 될 것이라며 하데스를 설득했습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하데스는 결국 페르세포네를 돌려보내려고 마음을 먹었고, 지상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만날 생각에 페르세포네는 기뻐했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페르세포네가 배고파서 먹었던 석류 몇 알 때문이었습니다. 지하세계의 음식을 하나라도 입에 대는 순간 지하세계의 사람이 된 것으로 여겨 지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원칙은 신들이라도 어길 수 없었습니다.
사실 페르세포네가 석류를 먹었다는 사실은 하데스조차 깜빡하고 있었는데, 이 사실을 신들에게 알린 것은 하데스의 정원사였던 아스칼라포스였습니다. 딸을 되찾았다고 믿었던 데메테르는 분노해 그를 거대한 바위로 눌러버렸고, 이후 헤라클레스가 케르베로스를 잡아 이승으로 가던 길에 도움을 청해 헤라클레스가 바위를 치워내 구해줬지만 이 사실을 알게된 데메테르는 그를 올빼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우스는 하데스와 데메테르에게 타협안을 제시하는데 페르세포네가 일 년의 반은 지하세계에서 하데스와 지내고, 반은 지상에서 데메테르와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둘은 중재안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페르세포네도 특별히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의 아내이자 데메테르의 딸로 살게 됐습니다.
어렵게 아내를 얻은 하데스는 제우스와 포세이돈과는 달리 페르세포네에게 충실하며 지하세계에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관리하는 일에 충실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