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34 - 제우스보다 더했던 바람둥이 포세이돈

헤라 몰래 수많은 여인들과 바람을 피웠던 제우스만큼이나 포세이돈도 수많은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거나 겁탈, 강간 등을 통해 수많은 자식들을 낳았습니다. 심지어 그는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돼 실의에 빠진 누나 데메테르까지 강간하는 최악의 만행까지 저질렀습니다.

아내도 셋이나 됐는데 할머니였던 가이아와 사랑을 나눠 카리브디스와 안타이오스 남매를 낳았고, 누나였던 데메테르를 강간해 아리온과 데스포이나를 낳았으며, 바다의 여신 암피트리테와도 결혼해 반인반어인 트리톤을 낳았습니다.

포세이돈은 암피트리테가 자매들과 놀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반해 청혼했는데, 평소에 포세이돈이 난폭한 망나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암피트리테는 그가 청혼을 하러 온다는 소리를 듣고 바닷속으로 숨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숨은 곳을 돌고래가 알려줘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는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포세이돈은 그녀가 숨은 곳을 알려준 돌고래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하늘의 별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둘의 결혼식에는 물고기와 문어, 오징어, 게, 바닷가재, 물범 등 모든 바다 동물들과 괴물들이 와서 축하해줬으며, 바다의 여신과의 결혼으로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암피트리테는 불륜 상대나 그 자식들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헤라와 달리 보복은 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분노하며 바다를 뒤집어 놓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곤 했습니다. 그 덕분에 포세이돈이 바람을 피울때마다 바다에서는 암피트리테의 분노와 성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포세이돈의 자식들 중에서는 제우스에게 도전할만큼 힘이 쎈 자식들도 있었는데 테살리아 왕인 트리오파스의 딸 이피메데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두 쌍둥이 거인 형제 오토스와 에피알데스였습니다. 두 거인 형제는 태어날 때부터 매달 키가 무럭무럭 자라서 9살이 되었을 때는 이미 키가 16미터에 달했습니다.

둘은 큰 키만큼이나 힘도 강해서 올림포스의 신들을 몰아내고 오토스는 아르테미스를, 에피알데스는 헤라를 아내로 삼을 계획을 가지고 올림포스산으로 올랐습니다. 두 형제는 올림포스산 위에 오사산과 펠리온산을 쌓으며 하늘로 가는 길을 만들고, 동시에 산을 던져서 바다를 메우고 육지를 바닷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두 형제를 제압하기 위해 전쟁의 신 아레스가 나섰지만 오히려 납치되어 13개월 동안 청동 항아리게 갇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합니다. 이는 신의 도움 없이 신을 제압한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어떠한 신과 인간도 두 형제를 죽일 수 없다”

평상시라면 벼락을 날려 제압했을 제우스였지만 쉽게 나설 수 없었던 이유는 두 형제에게 내려진 신탁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두 형제는 올림포스의 신들을 몰아내고 계획대로 아르테미스와 헤라를 아내로 삼으려고 했지만 제우스가 잠시 휴전을 요청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급해진 신들은 다시 모여 이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고민했는데, 아폴론이 기발한 전략을 떠올리고 아르테미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폴론은 두 형제에게 아르테미스와 헤라는 낙소스섬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둘 중 사냥을 더 잘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둘이 낙소스섬에서 사냥을 시작하자 아르테미스는 사슴으로 변신해 형제들을 유인했고, 사슴을 본 둘은 서로 사슴을 잡겠다고 창을 던지려고 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서로에게 창을 던지게 하려고 둘의 가운데로 뛰어들었고 동시에 창이 던져지자 바로 사라져 결국 둘은 서로의 창에 맞아 허무하게 계획은 실패했습니다. 둘은 죽은 뒤 신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타르타로스에 떨어졌고, 신들을 기만한 다른 인간들처럼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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