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48 - 영원한 목마름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탄탈로스

죽어서도 영원한 목마름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벌을 받은 인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리디아의 왕이었던 탄탈로스입니다. 그는 제우스와 플루토의 아들로 니오베와 펠롭스, 브로아테스 남매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내는 아틀라스의 딸이자 휘아데스 중 한 명인 여신 디오네였습니다. 탄탈로스는 신들에게 이쁨을 받아 인간이었지만 제우스의 초대를 받아 올림포스의 연회에 참석했고 신들의 환영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탄탈로스는 신들의 노여움을 사 영원한 목마름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나는 탄탈로스가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았소. 그는 연못 안에 서 있었고, 물은 그의 턱 밑까지 닿았지만 그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마실수가 없었소. 그가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구부릴때마다 물의 수위는 내려가 검은 땅바닥이 드러났다네”

호르메스는 오디세이아에서 탄탈로스가 어떻게 벌을 받고 있는지 위와 같이 묘사했습니다. 물이 턱 밑까지 차있었지만 마실수 없었으니, 차라리 물이 없었던 것보다 더 절망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탄탈로스의 머리 위로는 배, 석류, 사과, 무화과, 올리브 등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있었지만 그가 열매를 따려고 손을 뻗으면 열매들은 손에 잡히지 않고 멀어졌습니다.

탄탈로스는 풍요와 부를 누리던 축복받은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신들을 공경했고, 제물을 정성껏 바치며 기도도 열심히 올렸습니다. 그런 행동들 때문에 신들은 그가 인간이었지만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연회에 다녀온 탄탈로스가 가족, 친구, 신하들에게 연회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자랑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신들의 연회에 참석한 그에게 부러움과 존경을 표했고, 탄탈로스의 어깨에는 더욱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그는 결국 말하지 말아야 할 것들까지 말해버리는 실수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것은 천기누설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탄탈로스는 연회에서 우연히 듣게된 신들의 비밀들을 말하고 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제우스가 젊고 아름다은 청년 가뉘메데스를 납치해 신들의 잔치에서 술을 따르는 시중을 들게 했다거나, 아도니스라는 잘 생긴 청년을 두고 아프로디테와 페르세포네가 싸워 삼각관계가 됐다거나 하는 식의 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된 신들은 탄탈로스를 괘씸하게 여겼는데, 결정적인 사건은 신들의 음식을 훔친 것이었습니다.

신들은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먹고 마시는데 암브로시아는 빵이나 과일 같은 음식이었고, 넥타르는 신들의 음료로 술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만약 인간이 신의 음식을 먹는다면 늙거나 죽지 않는 영원한 삶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탄탈로스는 연회에는 참석했지만 신의 음식을 먹을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탄탈로스는 이런 금지된 신의 음식을 훔쳤기 때문에 영원한 목마름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벌을 받았습니다.

탄탈로스가 벌을 받게된 이유에 대해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신들의 연회에 참석하던 탄탈로스는 신들의 특권을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신들이 저지른 못된 짓에 대한 이야기들도 듣게 되자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대체 신들은 뭐가 잘나서 죽지도 않고 특권을 누리면서 인간들 위에 군림하는지 불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과연 신들은 위대한 존재인지에 대해 시험해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는 인간인 자신을 신들의 연회에 초대해준 것이 너무 고맙다며 신들을 자신의 궁전으로 초대합니다. 신들이 궁전으로 모이자 탄탈로스는 특별한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신들에게 내놓았습니다. 그 음식이 바로 신들을 시험하는 것이었습니다. 탄탈로스는 신들이 그 음식의 특별한 재료를 알아볼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 재료는 놀랍게도 자신의 아들이었던 펠롭스였습니다. 제우스와 신들은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했지만 입으로 가까이 가져간 순간 사람 고기로 만든 음식임을 알아챘습니다. 신들은 그 재료가 탄탈로스의 아들임을 알고 더욱 경악했으며 분노했습니다.

탄탈로스의 엽기적인 행각을 알아챈 신들은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 잔치에 늦게 도착해 이 사실을 몰랐던 데메테르는 탄탈로스가 준비한 음식을 먹어버렸습니다. 뒤늦게 다른 신들이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음식을 먹는 것을 말렸지만, 이미 먹어버린 것은 되돌릴수가 없었습니다. 신들은 탄탈로스 때문에 죽임을 당한 펠롭스를 불쌍하게 여겨 조각난 그의 몸을 수습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는데, 데메테르가 먹어버린 어깨 부분은 채울수가 없었습니다. 헤파이토스는 그곳에 하얀 상아를 대신해 넣은 다음 생명을 불어 넣어 다시 펠롭스를 살려냈습니다. 다시 살아난 펠롭스는 소아시아 지역을 떠나 그리스로 건너갔고,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쪽에 정착해 나라를 세우고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지명도 고대 그리스어로 ‘펠롭스의 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들을 시험하기 위해 아들까지 죽이고, 신들을 시험한 탄탈로스는 하데스의 세계로 내려가 영원한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리는 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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