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49 - [테베 이야기1] 비극적 이야기의 무대가 된 ‘테베’
신화에서 아르고스와 함께 가장 많은 이야기가 집중된 도시가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테베입니다. 테베는 특히 비극적인 이야기들의 무대가 됐는데 그 중심에는 저주받은 테베 왕가가 있었습니다. 테베를 세웠던 카드모스는 신의 축복을 받아 나라를 세웠지만, 불행의 씨앗도 같이 자라났고 결국 그의 후손들에게는 계속해서 비극이 이어졌습니다.
유명한 영웅들과도 관계가 많습니다.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 테베에서 자란 디오니소스, 테베의 왕 크레온의 사위가 되어 왕이 될뻔했지만 헤라의 저주로 아내와 자식들을 죽인 헤라클레스, 오이디푸스, 안티고네까지 유명한 영웅들이 테베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테베의 이야기들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수백년에 걸친 왕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거대한 이야기인 셈입니다.
영웅들과 함께 신들도 관련이 많습니다. 테베의 역사에는 거의 모든 세대에 신들이 직접적으로 등장합니다. 제우스는 세멜레에게 사랑에 빠져 디오니소스를 낳았고, 카드모스가 나라를 세울 때 죽인 용의 아버지가 아레스였으며, 아테나는 카드모스가 죽인 용의 이빨을 땅에 심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헤라는 제우스와 사랑을 나눴던 세멜레를 속여서 죽게 만들었으며,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신성을 부정했던 테베 사람들에게 직접 복수를 하기도 합니다. 테베의 이야기 속 신들은 단순히 뒤에서 도시의 운명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연관성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것은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가 원래 그리스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원래 페니키아의 왕자로 제우스가 납치한 누이 에우로페를 찾아 헤메다 아폴론의 신탁을 받고 테베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테베는 처음부터 외부에서 온 영웅이 세운 도시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드모스에 의해서 세워졌기 때문에 문자는 페니키아 문자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흔히 오이디푸스가 저주의 시작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저주의 시작은 그의 아버지였던 라이오스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라이오스는 젊은 시절 자신을 거둬준 펠롭스의 자식을 납치하고 강간해 저주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후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신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라이오스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신탁 이후에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아내와 잠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신탁은 거스를 수 없었는지 술에 취해 깜빡하고 아내와 잠자리를 가져 오이디푸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테베에는 유독 괴물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수수께끼를 맞추지 못한 사람들을 죽인 스핑크스, 디오니소스의 광기에 빠진 여인들, 다양한 용과 괴물들이 등장합니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 테베를 구하고 왕이 됐는데 그게 비극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테베의 비극은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보다 시간 순서로는 앞선 세대의 이야기로 결국 비극은 가족끼리 싸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부터는 길고 긴 테베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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