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51 - [테베 이야기3] 테베의 비극의 시작이 된 목걸이
아폴론의 신탁에 따라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는 아레스의 아들 드라콘 이스메니오스를 죽인 것 때문에 아레스의 노여움을 샀고, 8년 동안 아레스의 노예로 일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카드모스도 분명 억울했겠지만 그는 아무런 불평 없이 8년 동안 명령을 수행했고, 노예 생활이 끝나자 아레스도 미안했는지 본인의 딸 하르모니아와 결혼을 시켜 사위를 삼았습니다. 하르모니아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조화’하는 뜻을 가진 여신입니다.
둘의 결혼식에는 모든 신들이 와서 축하를 했는데, 카르테스 여신들은 결혼 선물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예복을 선물했고, 헤파이토스는 황금 목걸이를 만들어 줬습니다. 하지만 헤파이토스가 선물한 이 목걸이가 훗날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라고 불리며 테베 가문의 저주와 비극의 시작이 됐습니다. 최고의 대장장이 헤파이토스가 만들었기 때문에 너무 아름답고 매혹적이었지만, 이 신비로운 목걸이는 목에 걸고만 있어도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아름답고 놀라운 능력에 하르모니아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그렇다면 헤파이토스는 왜 하르모니아에게 저주의 목걸이를 선물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내였던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와 바람을 피워 낳은 딸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헤파이토스는 그런 하르모니아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마냥 즐겁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지 않을수도 없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척하며 저주의 목걸이를 선물했습니다. 하르모니아가 목걸이를 목에 걸고 난 후 테베 가문에는 재앙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녀는 헤파이토스의 저주가 걸린 목걸이인지도 모르고 가보로 삼아 며느리들에게 대대로 물려줬습니다. 그렇게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폴리도로스를 낳았고, 폴리도로스는 랍다코스를 낳았으며, 랍다코스는 라이오스를 낳았습니다.
라이오스는 이오카스테와 결혼했는데 그녀도 신비로운 목걸이의 유혹에 안 넘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져준다는 찬란한 목걸이를 보는 순간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를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그리고 목걸이를 건 자신의 찬란한 모습에 스스로 황홀했습니다. 하지만 곧 끔찍한 신탁이 내려지면서 목걸이의 저주가 시작됐습니다. 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둘은 아이를 없애기로 했지만, 차마 자식을 직접 죽일수는 없어 갓 낳은 아이를 양치기에게 넘겨주며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받은 양치기도 차마 아이를 죽이지는 못했고, 산짐승의 밥이나 되라고 국경지대 쪽에 있는 한 나무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이후 이곳을 지나던 이웃나라 코린토스의 양치기가 아기를 발견하고 자식이 없던 코린토스의 폴리보스 왕에게 데려가 바쳐 코린토스의 왕자가 되었습니다. 아기가 발견됐을 당시 발이 나무에 매달려 있어 부어있었기 때문에 ‘부은 발’이라는 뜻의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시간은 흘러 오이디푸스와 라이오스는 서로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 살육전을 벌였고, 결국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를 죽였습니다. 그 후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를 대시해 테베의 왕이 됐는데, 빛나는 목걸이를 건 이오카스테를 본 순간 사랑에 빠져 그녀와 결혼하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끔찍한 신탁이 모두 실현되고 말았습니다. 이 모든 사실이 드러나자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직접 찌르고, 이오카스테는 목을 메달아 자살했습니다. 하지만 재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목걸이는 오이디푸스의 아들 폴리네이케스의 손으로 넘어갔고, 오이디푸스가 죽고 그의 아들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1년씩 번갈아가며 테베의 왕이 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에테오클레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왕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폴리네이케스는 테베를 떠나 아르고스로 망명해 그곳의 왕인 아드라스토스의 딸 아르게이아와 결혼해 왕의 사위가 되었습니다.
폴리네이케스는 뺴앗긴 테베의 왕권을 되찾기 위해 아드라스토스에게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예언자 암피아라오스가 나서서 폴리네이케스의 말대로 테베를 공격한다면 아르고스군은 전멸할 것이라며 전쟁을 반대했습니다. 예언자의 반대에 아드라스토스는 테베 원정을 보류했지만 폴리네이케스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폴리네이케스는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를 들고 암피아라오스의 아내 에리필레를 찾아갔습니다. 목걸이를 본 그녀는 폴리네이케스에게 매수당해 남편을 설득해 결국 테베 원정에 나섰지만, 결과는 예언대로 대패였습니다. 아르고스군은 전멸했습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눈이 멀었던 에리필레가 자기 남편과 아르고스군을 모두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출전하기 전 암피아라오스는 두 아들 알크마이온과 암필로코스를 불러 이야기를 남겼는데, 만약 자신이 돌아오지 못하면 자신의 복수로 어머니인 에리필레를 죽여달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말대로 알크마이온은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였고, 더 이상의 저주가 이어지지 않게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는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 바쳤습니다.
카드모스는 가문에 자꾸 안 좋은 일이 생기는 이유를 아레스의 아들 드라콘 이스메니오스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 저주를 끊기 위해서는 용이 되는게 좋겠다고 소원을 빌어 용이 되었습니다. 하르모니아는 용으로 변해버린 남편을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게 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그녀도 남편을 따라 용으로 변했습니다. 용이 된 둘은 낙원 엘리시온으로 들어가 모든 이들의 눈을 피해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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